티스토리 툴바



파라노말 액티비티
감독 오렌 펠리 (2007 / 미국)
출연 케이티 페더스톤, 미카 슬롯, 애슐리 파머
상세보기



한 줄 평 : 저렴한 영상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수준 높은 공포.


  요즘 영화들은 일단 스케일부터 크게 시작하는게 기본인 것 같습니다. 제작비의 단위액수부터 시작해서 영화를 구성하는 다채로운 요소들, 출연진, CG, 음악, 그외 등등이 평균 이상입니다. 그만큼 영화를 보는 관객의 수준을 고려한 일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관객을 압도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을 제작진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듯 한 느낌도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람객들은 아름답게 펼쳐내는 이야기와 영상에 감동하면서도 한편으론 공허함을 느낍니다. '저것은 거짓이다'라는 생각 때문이죠.   






그런 면에서 <파라노말 액티비티, Paranormal Activity>(이하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영화관에서 보기엔 다소 '돈아깝다'라는 인상을 풍깁니다. 이 영화는 보는 내내 UCC를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단순히 영상만 따지고 보면 '이거 정말 영화인가...'의심할 정도로 초라하기 그지 없습니다.




 


스토리 또한 영상에 못지 않게 엉성합니다. 주인공인 미카와 그의 아내의 행동은 Abnormal[비정상]에 가까웠습니다. 자신에게 있어왔던 '악령'을 이때까지 가지고 살아왔던 아내 케이티도 의문이며, 이를 해결하겠다고 '영상을 찍는다'라는 듣도보도못한 방법을 구상하는 남편 미카도 의문입니다. 엑소시스트에게 경고를 받고 악령에 의해 한번 크게 데였음에도 집을 나가지 않고 뻗대는 이 부부, 도대체 어느 별에서 오신 분들이죠?


하지만, 이러한 '아마추어 영상'의 이면에 <파라노말 액티비티>만이 공포영화로서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개연성'입니다. 반전을 노리는 각색된 스토리, 피가 튀며 살점들이 춤을 추는 장면들, 이 모든 허구적 요소들 보다 가장 무서운 건 '내 주위에 실제로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아닌가 합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무대를 '집 안'으로 한정시켰고, 낮과 밤에 따른 일상과 비일상이 혼재하는 환경을 구축함과 동시에 그 의심을 더욱 효율적으로 유발시키고 있습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에서의 장면 개념인 미카의 카메라를 통해 엉성하게 찍힌 영상을 접한다는 것 또한 영화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보통 영화라면 상황에 따라 알맞게 전환되는 시점대로 편안하게 배우의 연기에 몰입하면서 영화를 감상하는 관람객의 위치를 제한된 시점에서 다른사람의 행동을 숨죽이며 지켜 봐야 하는 감시자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나진 않았나 하며 몰래카메라 영상을 보는 경비원처럼 말이에요. 관객과 영화가 소통하기 위해 이 영화에서 주어진 것은 단 하나. 미카가 찍은 '영상'뿐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관객이 '조잡해요. 엉성해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하고 욕을 하더라도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지요. 이것이 모큐멘터리[각주:1]의 장점일까요...



물론 뭔가 초장부터 관객 눈 앞에 펼쳐지는 화려한 요소들로 무장된 공포영화를 기대하셨다면 이 영화는 그 기대를 충족시켜드리긴 어려울 겁니다. 작은 그릇에 무언가를 가득 담을 수 없듯, 이 영화는 제작진이 전달하고픈 내용만 넘치지 않을 정도로 겨우 담겨 있을 만큼 조잡합니다. 대신에 그 조잡함 아래에 숨어 있는 개연성 높은 공포를 맛보시게 되면 쉽게 헤어나오기 어려울 겁니다. 집안에서 나는 자그만 소리에도 흠칫하고 놀라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겁니다.


이렇게 영화를 조잡하게 제작한 제작진의 의도에는 최근 제작비는 터무니 없이 높았지만 정작 실적은 거두지 못했던 상업영화에 대한 조롱 또한 담겨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화에 있어 필요한 건 배우의 캐스팅도 아니요, CG와 같은 현란한 영상기술도 아니요, 감동을 주는 OST도 아닌, 바로 영화 그 자체라는 것을 말이에요. 좌우간 1시간 30여분의 러닝타임동안 펼쳐진 조악함 가운데에 빛을 발한 신선한 공포 덕분에 간담이 서늘해졌습니다. 웬만해선 공포영화는 좋아하지 않아서 잘 안보는데 참신했던 면이 정말 와닿았어요!


ps)
블로그 이웃이신 ssita님과 gosu1218의 영화소개 덕분에 더욱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았나 합니다.
두분께 감사하다는 말씀도 전하고 싶네요.
제가 쓴 글은 이 두분의 포스팅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음 또한 밝힙니다.

ps2)

이 영화의 결말은 하나가 아니라는군요?!
제가 보지 않은 다른 결말은 어떤 식일지 궁금하면서도 더 무서워 집니다...후덜덜.


포스터 및 스틸컷 출처 : 다음영화.

참고 : ssita 님의 포스트 : <파라노말 액티비티 - 현실 속으로 침투하는 영화>
         gosu1218 님의 포스트 : <악평과 호평 사이 : 파라노말 액티비티>


  1. 사실 보도 중에 허구의 요소를 가미하여 제작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텔레비전·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대표적인 영화론 블레어 윗치가 있군요. [본문으로]
저작자 표시

'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바타, Avatar>  (9) 2010/03/06
<파라노말 액티비티, Paranormal Activity>  (12) 2010/03/01
<용의자 X의 헌신>  (10) 2010/02/17
<의형제>  (8) 2010/02/13
Posted by M.T.I